인슐린 치료, 꼭 필요한가?이 질문은 당뇨를 처음 진단받은 사람들에게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특히 2형 당뇨 환자들은 경구약으로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데, 왜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인슐린 치료는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당뇨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며, 장기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로 인해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지, 어떤 종류와 사용법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인슐린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
인슐린 치료가 모든 당뇨 환자에게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몇 가지 경우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이들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사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경구약으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 당뇨로 인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 심한 고혈당 상태가 지속될 때 인슐린이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이 오래된 환자들은 췌장이 점점 지쳐 인슐린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경구약만으로는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기 어렵고, 결국 인슐린 치료가 필요해진다.
임신성 당뇨도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임신 중에는 경구 혈당 강하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슐린 주사가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된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나 고삼투압성 고혈당 상태처럼 응급상황에서는 반드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인슐린의 종류와 특성
인슐린은 작용 시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가장 빠르게 작용하는 초속효성 인슐린은 식사 직전에 주사하여 식후 혈당을 빠르게 낮추는 역할을 한다. 반면, 기저 인슐린이라고 불리는 장시간형 인슐린은 하루 종일 일정한 혈당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초속효성 인슐린은 보통 식사 직전이나 식사 직후에 맞는다. 신속하게 혈당을 낮추지만 지속시간이 짧기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맞아야 한다.
단기형 인슐린은 초속효성보다는 작용 속도가 느리지만 식사 전 30분 정도 전에 맞으면 효과적이다. 중간형 인슐린은 12~18시간 동안 작용하며, 보통 하루에 두 번 주사하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형 인슐린은 하루 한 번 주사로 24시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기저 인슐린으로 사용되며, 추가적인 식사 인슐린과 함께 쓰이기도 한다.
혼합형 인슐린은 단기형과 중간형을 섞어서 만든 것으로, 한 번의 주사로 두 가지 효과를 낼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맞는 시간과 식사 시간이 일정해야 하므로 유연성이 부족한 단점이 있다.
어떤 인슐린이 가장 적합한지는 개인의 생활 습관, 혈당 패턴, 의료진의 조언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인슐린 사용법과 주의할 점
인슐린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주사법을 익히는 것이다. 보통 복부, 허벅지, 엉덩이, 팔뚝 등에 주사를 놓는데, 매번 같은 부위에 주사하면 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위치를 바꿔가며 맞는 것이 좋다.
주사 바늘을 너무 깊이 찌르면 근육에 닿아 예상보다 빠르게 흡수될 수 있고, 너무 얕게 찌르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적절한 깊이로 주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슐린 보관도 신경 써야 한다. 냉장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용 중인 인슐린 펜은 실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단, 너무 높은 온도나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오래된 인슐린이나 변질된 인슐린을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유효기간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혈당을 예방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인슐린을 맞고 식사를 거르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인슐린을 맞을 때는 반드시 식사를 제때 해야 한다. 또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사탕이나 주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인슐린 용량 조절도 중요하다. 혈당이 높다고 해서 무작정 많은 양을 맞으면 저혈당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용량이 부족하면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다. 따라서 의료진과 상담하며 자신에게 적합한 용량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슐린 치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많은 사람들이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 환자들은 일정 기간 인슐린 치료를 받은 후 다시 경구약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특히 혈당이 너무 높아 췌장이 지쳐 있는 경우, 잠시 인슐린을 사용하면 췌장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한, 인슐린을 맞으면 몸이 붓거나 체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인슐린 자체가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혈당이 조절되면서 식욕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식이 조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슐린 치료를 겁내지 않는 것이다. 인슐린은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호르몬이며, 제대로 사용하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오히려 인슐린을 맞지 않아서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슐린 치료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당뇨 관리의 중요한 도구다.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료진과 상담하며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